본문 바로가기

가면우울증

(6)
(과)각성상태의 INTJ 일단 증상이 나타났을 때 병원에서 변형우울증(가면우울증) 진단을 받긴 했지만, 그 뒤로 내가 경성조울증은 아닐까 하는 의심이 들고 있다. 아직 진단받은 건 아니라서 의학적인 판단은 아니다. 내가 이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내가 주기적으로 과각성 상태에 빠지기 때문이다. 심지어 우울증 진단을 받았을 때에도 과각성 상태였다. 내가 가지고 있는 과각성의 징후들은 다음과 같다:- 고양감 / 자신만만 : 내가 무척 뛰어난 인물이고 그만큼 중요한/중요해질 거라는 끝간데없는 자신감이 생기며 자아도취한다. 실제로 과각성 상태에서는 손대는 일마다 기대치를 가볍게 뛰어넘는 퍼포먼스를 내기 때문에 고양감에 불이 붙는다. INTJ가 원래 거만하고 자아도취적인 경향이 있는 걸 생각하면 과각성 상태의 INTJ가 붕 떠있는 기분인게..
명상은 의외로 효과가 좋았다 (심장두근거림/호흡장애/불면증) 내 우울증의 주요 증상은 기분장애보다 신체화 증상이었다. 다시 말해, 우울하거나 무기력하다기보다 스트레스성 부정맥(심장두근거림)이나 호흡이 답답해지는 증상이 주로 나타나고, 여기서 더 나아가면 입면장애가 찾아온다. 특히 내 최초의 증상은 스트레스성 부정맥이다. 최초의 증상은 20대 초반으로, 당시 잦은 심장두근거림을 겪었지만 그땐 그저 수면부족과 과로려니 하고 넘겼다. 그러다 우울증이 본격적으로 발병했을 때 심장두근거림과 호흡불편감이 몇 달 넘게 24시간 지속되며 정신과를 찾게 되었다. 호흡불편감은 병원을 다니면서도 1년 넘게 계속되었고 아직도 조금 남아있지만, 심장두근거림은 정신과에서 약을 처방받아 먹는 첫날 사라졌다. 하지만 지금도 스트레스 상황이 되면 가장 먼저 간헐적으로 드러나는 증상이기도 하다...
워커홀릭도 우울증에 걸리기 쉽다 * 아래 내용은 의학적인 소견이 아닙니다. 비전문가의 단상에 불과합니다. 누구보다 에너제틱하고 진취적이고 거칠 것 없이, 때로는 사회나 권력에 맞서기도 하며 큰폭으로 움직이는 사람들. 겉으로 보기에는 누구보다 단단해보이는 그들도 사실 우울증에 취약하다. 나도 (그렇게까지 큰일을 한 건 아니지만) 그런 편이고, 그런 친구들이 많은 편인데 그런 집단에서도 우울증은 알고보면 무척 흔한 질병이다. 전형적인 우울증 환자의 증상보다는 변형으로 나타나는 경우도 많은 것 같다. 정서적으로 우울감과 무기력감에 휩싸이기보다 바쁘고 활기차게 움직이는 가운데 어딘가 다른 형태로 증상이 나타난다. 나같은 경우는 호흡곤란이 중심인 변형우울증(가면우울증)이 있고, 스트레스로 인해 일상생활에 문제가 생길 정도로 인지능력에 문제가 생..
우울증의 신체적 증상 내가 우울증 진단을 받았을때, 나는 우울한 감정을 전혀 느끼지 못했다. 정반대로, 당시 나는 누구보다도 활동적이고 에너지에 넘쳤으며, 새로운 일들을 여럿 벌이고, 30분 단위로 약속이 있을 정도로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다녔다. 간혹 하루의 끝에서 내 존재가 땅으로 꺼지는 듯한 기분이 들었지만, 곧장 일 생각으로 도피해버리면 그걸로 끝이었다. 나는 그렇게 감정을 처리하지 못하고 항상 묻어버리고는 하지만, 내가 그렇게 가둬둔 감정들은 결국 표를 낸다. 그게 바로 신체화 증상이다. 두통, 위경련, 어깨통증 등은 가장 흔한 신체화 증상이지만 워낙 흔해서 쉽게 넘기기 쉽다. 개인마다 발현 양상도 모두 다르다. 특별한 병인이 없는데 몸이 계속 아파온다면, 정신과에 방문해보는 것도 하나의 선택지로 열어둬야 한다. 아..
또 목이 조여온다 며칠 전부터 밤시간만 되면 목이 조여온다. 문자 그대로 누군가 목을 누르고 있는듯한 느낌이다. 진통제가 잘 듣지 않는 두통도 거진 매일 찾아오고, 신경성인 어깨의 통점도 다시 아픈지 오래다. 병원을 가야할까. 그러나 증상이 다소 완화될뿐 결국 해결책은 못된다는 것을 이미 알고있다. 어제 아침에는 올초에 생겼다 사라졌던 증상이 다시 나타났다. 푹 자고 일어난 오전, 아무런 이유없이 머릿속에서 살기싫어살기싫어살기싫어라는 목소리가 울렸다. 아직 전혀 심각하게 받아들이지는 않고 있지만, 언젠가 저 목소리가 나를 지배하는 날이 올까. 어제 밤부터 남겨뒀던 비상약을 꺼내먹고 있지만, 그것만 먹어서인지 별 효과는 없는 것 같다. 그런데 그와중에 오늘은 정말 오랜만에, 마냥 미뤄뒀던 공부를 다시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
나는 (가면)우울증 환자이다 30대 초반까지 우울증이란 나와 관계없는 단어인 줄 알았다. 나는 어떤 타입이냐면, 이른바 자존감이 높고, 세상의 기준은 크게 신경쓰지 않고(그런 줄 알았다), 내가 원하는 것을 분명히 알고 추구하며, 독립성이 강하다. 에너지가 넘치고, 바쁘고 정신없이 일하는 걸 좋아한다. 간혹 내가 매사 자신만만하다는 이유로 덮어놓고 나를 좋아하거나 싫어하는 사람들이 있다. 우울증은, 자존감이 낮은 사람들이 걸리는 병인줄 알았다. 십대 시절 주기적으로 우울한 시기가 왔지만 그럴때마다 바쁘게 무언가에 몰두하는 걸로 넘겨왔고, 스무살 이후로는 항상 바쁘게만 살아서 우울할 틈도 없는 줄 알았다. 항상 두통과 어깨통증에 시달렸지만, 자세가 나빠서려니 했다. 그러다 몇 년 전, 내 세계가 한 번 뒤집히는 경험을 했다. 내가 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