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 (23) 썸네일형 리스트형 나를 위한 일을 잊어버렸다 여러가지로 안좋은 소식을 들은 하루였다. 세상의 무수한 생명들은 언제나 허망하고 갑작스럽게, 그리고 많은 경우 고통스럽게 져버리고는 하므로, 나만 유독 그런 운명을 피해가고자 하는 기대는 버리려고 매일 다짐하고 있다. 누군가가 -그리고 내가- 죽지 말아야 할 이유 같은 건 딱히 없다. 그래서 그리 놀라지 않았다고 생각했고, 안타까운 탄성을 내뱉는 동료들을 다소 냉정하게 바라보며, 나도 생전의 그녀를 무척 좋아했노라고 한마디 거들었다 -티가 나지는 않았길 바란다-. 별 동요 없었다고 생각했고, 그다지 나쁜 하루는 아니었다. 그러나 집으로 돌아오는 지하철 안, 나는 그저 시간을 빨리 흘려보내기 위해 끝없이 이런저런 링크들을 눌러대고 있었고, 간만에 숨쉬기가 어려울 정도로 목이 조여왔다. 남자친구가 그녀의 뉴.. 인문학 석/박사 학위논문 심사 과정 학위 논문 심사를 얼마 남기지 않아서 블로그를 포함한 다른 일에 거의 신경을 쓸 수가 없다. 그래도 너무 뜸했으니 인문학 전공 석/박사 학위 논문 심사에 대한 기본적인 사항에 대해 간단히 써보자.다만, 학위논문심사 절차는 학교와 학과마다 다른 편이라 자세한 사항은 학과 내규를 따라야 한다. 어차피 이미 학위논문을 준비하고 계시는 분들이라면 다 숙지하고 있는 내용일테니, 본 포스팅은 대학원 입학을 앞둔 분들께 대략적인 정보를 제공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학위 논문은 어떤 의미를 가지나요?대학원은 기본적으로 학위를 받는 과정이고, 학위를 받는다는 것은 학위논문을 제출한다는 것과 동의어이다. 대학원 과정 전체가 사실상 학위 논문을 향해가는 과정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여타 다른 전공들의 경우는 석사학위만 가지고.. 중독의 의미 최근들어, 내 감정을 내가 정말 잘 모른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감정이 없다는 건 아니다. 요즘은 대체로 무감하게 지내지만, 순간순간 화나고 짜증나고 슬프고 공감가고 즐겁고 웃기고 어려운 감정들은 스쳐지나간다. 그런데 그뿐이다. 감정들은 나를 피상적으로 그때그때 지나칠뿐이다. 그 감정들을 내가 들여다본지는 정말 오래되었고, 들여다보려고 해도 어떻게 하는건지도 잘 모르겠다. 감정에 최대한 신경을 쓰지 않으려고 한지가 너무 오래되었다. 문득 최근 몇 달, 어쩌면 몇 년, 행복하다고 느낀 적이 한 번도 없다는 걸 깨달았다. 어느순간 그토록 좋아했던 영화도, 소설도 무엇도 지루하다. 십 년쯤 전에는, 대체로 내가 행복하다고 생각했던 것 같은데. 그렇다고 불행하다고 느낀 적도 없다. 대체로 무감한 채로, 내 앞에.. 4차 BK21 대학원생 혜택 어제 4차 BK21 선정 학과가 발표되었다. BK21이란 99년부터 연구중심 대학원 육성정책의 일환으로 이루어지는 대학원/대학원생 지원 사업으로, 학과 단위로 선정하며 이번 4단계 BK21에 선정된 학과는 2020년 9월부터 2027년 8월까지 7년간 지원을 받게 된다. (단, 선정 학과들은 몇 년 뒤 다시 중간 평가를 거친다. 이때 통과하지 못한 학과의 지원금을 반으로 줄여서, 그 예산을 통과한 학교에 몰아주는 잔인한 방식이다) 학과별로 전국에서 많아야 2,3곳을 선정하기 때문에 BK21 사업단에 선정되기가 쉬운 일은 아니다. 학과에 따라 교수들이 선정 가능성에 비해 준비 노력이 너무 많이 든다고 일찌감치 포기하거나 소극적인 경우도 많다. 하지만 일단 선정되면 인문사회계 대학원생들이 받을 수 있는 거의.. (과)각성상태의 INTJ 일단 증상이 나타났을 때 병원에서 변형우울증(가면우울증) 진단을 받긴 했지만, 그 뒤로 내가 경성조울증은 아닐까 하는 의심이 들고 있다. 아직 진단받은 건 아니라서 의학적인 판단은 아니다. 내가 이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내가 주기적으로 과각성 상태에 빠지기 때문이다. 심지어 우울증 진단을 받았을 때에도 과각성 상태였다. 내가 가지고 있는 과각성의 징후들은 다음과 같다:- 고양감 / 자신만만 : 내가 무척 뛰어난 인물이고 그만큼 중요한/중요해질 거라는 끝간데없는 자신감이 생기며 자아도취한다. 실제로 과각성 상태에서는 손대는 일마다 기대치를 가볍게 뛰어넘는 퍼포먼스를 내기 때문에 고양감에 불이 붙는다. INTJ가 원래 거만하고 자아도취적인 경향이 있는 걸 생각하면 과각성 상태의 INTJ가 붕 떠있는 기분인게.. 플라시보라고 해도 멜라토닌은 잘 듣는다 (feat. ZzzQuil) 나는 원래 등만 대면 자는 타입이지만, 우울증이 발병하면서 입면장애도 함께 왔다. 불면증에도 여러 유형이 있는데, 그 중에 잠이 잘 들지 않는 게 입면장애. 자리에 누워 뜬 눈으로 2시간 이상 보내는 건 기본이었다. 그나마 일단 잠이 들면 수면의 질은 나쁘지 않다는 게 다행이었지만, 불면증의 문제점 중 하나는 내가 잠을 못 잤다는 보상심리로 다음날 늦잠을 자버린다는 것이다. 나처럼 출근 시간이 엄격하지 않은 대학원생의 경우는 더더욱 생활이 무너지기 싶다. 새벽에 겨우 잠들었고 내 몸은 휴식이 더 필요하다는 생각에 오전 시간을 통으로 침대에서, 여기에 무기력증이 겹치면 오후까지 침대에서 보내버리는 경우가 많았다. 그럴때 개인적으로 멜라토닌제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수면보조제 ZzzQuil 미국에 가는 사람.. 우울증과 알콜중독 오늘 안 좋은 신호를 자각했다. 몇 주째 스트레스성 부정맥에 시달리는 중에 자연스럽게 술의 힘을 빌리려는 나를 발견했다. 낯선 패턴은 아니다. 1년여 전의 내 모습. 물론 이건 점점 더 상황이 나빠진다는 신호이다. 우울증의 증상은 제각각이다. 하지만 우울증 환자가 알콜중독에 빠지는 일은 드물지 않다. 어디까지나 내 경우에 대해서 말해보자면, 내 주증상은 24시간 계속되는 호흡불편감과 스트레스성 부정맥으로 그건 수면시간을 포함해서 신체가 전혀 휴식상태로 들어가지 못한다는 의미이다. 그렇게 몇 주에서 몇 달을 긴장상태로 지내다보면 나름의 해결책을 찾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술을 택하게 된다. 자기 전 술 한잔이야 일상적인 일이고, 골목마다 편의점은 있으니까. 그렇게 시작된다. 나는 결코 술을 잘 마시는 편이 .. 명상은 의외로 효과가 좋았다 (심장두근거림/호흡장애/불면증) 내 우울증의 주요 증상은 기분장애보다 신체화 증상이었다. 다시 말해, 우울하거나 무기력하다기보다 스트레스성 부정맥(심장두근거림)이나 호흡이 답답해지는 증상이 주로 나타나고, 여기서 더 나아가면 입면장애가 찾아온다. 특히 내 최초의 증상은 스트레스성 부정맥이다. 최초의 증상은 20대 초반으로, 당시 잦은 심장두근거림을 겪었지만 그땐 그저 수면부족과 과로려니 하고 넘겼다. 그러다 우울증이 본격적으로 발병했을 때 심장두근거림과 호흡불편감이 몇 달 넘게 24시간 지속되며 정신과를 찾게 되었다. 호흡불편감은 병원을 다니면서도 1년 넘게 계속되었고 아직도 조금 남아있지만, 심장두근거림은 정신과에서 약을 처방받아 먹는 첫날 사라졌다. 하지만 지금도 스트레스 상황이 되면 가장 먼저 간헐적으로 드러나는 증상이기도 하다... 이전 1 2 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