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원래 등만 대면 자는 타입이지만, 우울증이 발병하면서 입면장애도 함께 왔다. 불면증에도 여러 유형이 있는데, 그 중에 잠이 잘 들지 않는 게 입면장애. 자리에 누워 뜬 눈으로 2시간 이상 보내는 건 기본이었다. 그나마 일단 잠이 들면 수면의 질은 나쁘지 않다는 게 다행이었지만, 불면증의 문제점 중 하나는 내가 잠을 못 잤다는 보상심리로 다음날 늦잠을 자버린다는 것이다. 나처럼 출근 시간이 엄격하지 않은 대학원생의 경우는 더더욱 생활이 무너지기 싶다. 새벽에 겨우 잠들었고 내 몸은 휴식이 더 필요하다는 생각에 오전 시간을 통으로 침대에서, 여기에 무기력증이 겹치면 오후까지 침대에서 보내버리는 경우가 많았다.
그럴때 개인적으로 멜라토닌제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수면보조제 ZzzQuil
미국에 가는 사람들이 자주 사오기도 하는 ZzzQuil. 보통 시차 극복을 위해 많이 이용한다. 멜라토닌 성분의 수면보조제로, 수면제가 아니라서 특별한 부작용은 없다. 1정 당 멜라토닌 2mg이 함유되었다. 사람마다 몸의 반응은 다르겠지만, 내 경우는 효과를 무척 많이 봤고, 수면의 질도 좋았다. 다음날도 아무런 지장이 없었고, 딱히 의존성이 생기는 것 같지 않았다.
사실 멜라토닌은 시차적응 외에 실질적인 효과가 없고, 순전히 플라시보라고도 한다. 플라시보의 힘이 세서인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우울증으로 인한 입면장애가 있을 떄는 물론이고, 과각성-긴장상태-으로 인해 잠을 못 이룰 때가 많은데 그때 먹으면 30분 내로 잠든다. 특히 논문 쓴 직후에는 뇌가 너무 흥분 상태라 극도로 피곤함에도 불구하고 잠들기가 힘들다. 그럴 때 그냥 이거 하나 먹고 잔다.
미국 드럭스토어에는 선반 한 칸이 전부 멜라토닌 성분의 수면유도제인데, 국내에서는 멜라토닌 제재는 의사의 처방으로만 구입할 수 있다. 주로 알약 형태로 처방받는 듯하다. 예전에는 아이허브 등을 통해서 직구도 했던 것 같지만 이제 통관이 금지되어 그것도 막혔다.
국내에서도 처방없이 구입할 수 있는 이런저런 수면보조제가 있지만 가격이 생각보다 비싸더라. 이걸 다 먹으면 멜라토닌 제재를 처방받을까 생각중인데.. 그것도 비급여라 꽤 비싼 모양이다.
+)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멜라토닌은 입면에 잘 듣는다는 이야기도 있다. 그래서 나한테 잘 맞은 걸 수도. 수면의 질 자체가 나쁜 분들께는 잘 안맞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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